현대엘리,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 열어
"상법 악용…주주제안 권리도 원천 봉쇄"
KCGI자산운용이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권리를 원천 봉쇄한 꼼수 일정 발표로 주주권익의 심각한 침해가 우려된다"고 규탄했다.
KCGI자산운용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운용사다.
KCGI자산운용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6주 전에 발표해 주주제안을 원천 봉쇄했다"며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사측이 선정한 인사로 정하고, 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마감 기한인 5일 전 공시하는 등 주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17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고, 이사 선임을 단일 1호 안건으로 제시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및 이사회 의장 사임에 따른 후속 조처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임시 주주총회 2주 전 정정 공시로 '일반주주의 이사선출권 보호' 제도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최대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감사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리선출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침해한다는 설명이다.
KCGI자산운용 측은 "법의 맹점을 이용함과 동시에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의 취지를 무시하고 소액 주주의 감사위원 추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주요주주인 쉰들러홀딩스,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에게 주주권리 침해에 대한 책임감 있는 의결권 행사를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국제 의결권 자문기관과 서스틴베스트, 한국 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에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의결권 자문을 촉구한다"며 "H&Q파트너스에도 수탁자 책임에 의거한 기관투자가로서의 입장을 표명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 관계자는 "기존 감사위원 중 한 명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중도 사임함에 따라 추가 선임이 불가피해져 상정된 것뿐"이라며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임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동시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수한 것으로 전혀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약 2%를 보유하고 있다. 현 회장의 사임과 관련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라고 평가하며, 임시 주총 안건 철회 및 주주권리 보호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 행동에 나서고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