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가치 측면 불안정"
"투기 성격 가상자산 부작용 막을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통화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15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디지털 화폐: 변화하는 금융환경 탐색'을 주제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한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함께 개최하는 콘퍼런스다. 콘퍼런스에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여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최근 페이팔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인 PYUSD는 미국 내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유사한 스테이블코인이 비자나 마스터카드처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기관에 의해 발행되면 국가 간 자본 이동 변동성이 커지고 통화주권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USDT,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가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연구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받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이름과는 달리 가치 측면 등에서 불안정하다"며 "중앙은행의 화폐 등을 구축할 경우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움직일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한은은 금융위, 금감원,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연구한 결과, CBDC 2단계 파일럿으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2단계 파일럿은 CBDC 범위에서 범용 보다 기관에 집중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은행은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예금을 디지털화한 예금 토큰 등을 발행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예금 토큰과 이머니 토큰 모두 중앙은행과 시중 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화원장에서 발행, 유통될 예정"이라며 "기관용 CBDC 기반의 예금 토큰 등은 규제를 받지 않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나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양산될 수 있는 부작용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 토큰을 활용한 실거래 테스트도 예정하고 있다"며 "예금 토큰과 연계해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는 국가는 거의 없는 만큼 이번 파일럿의 의의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런스는 CBDC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디지털 화폐가 중앙은행의 역할에 미칠 영향, 스테이블코인과 CBDC 간 공생 가능성, 국경 간 CBDC의 활용 등이 토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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