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반등에 따른 내년 SK하이닉스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 회장의 반도체 경기 전망에 특히 관심이 쏠립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최태원 회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요.
<기자> 아시다시피 최태원 회장은 대항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수행 중입니다.
어제 오후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송년기자간담회 자리를 갖고 1시간 가량 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올해 수십조 원 누적 적자에 직면한 우리 반도체 산업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잖아요. 관심은 단연 최 회장이 바라보는 반도체 산업 전망이었습니다.
먼저 최 회장이 바라보는 반도체 경기 전망 들어보시죠.
[최태원 /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반도체 경기 자체는 지금 아주 락바텀(최저점) 형태를 벗어나고 있는 단계라고 보입니다. 아직도 회복이 되려면 조금 더 올라가고 가격도 더 회복돼야 되는 문제가 있고…아직도 전체적인 회복보다는 일부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고 가고 있다고 보입니다. 메모리 쪽에서는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는 거의 잠자는 수준에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DDR5나 HBM 같은 고성능 D램 수요가 회복되고 있지만, 낸드 시장의 반등세는 미약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것에 대해선 동의를 했는데, 본격적인 회복세는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를 내렸네요.
<기자> 앞서 최 회장은 지난 7월 대항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반도체 시장 사이클이 과거보다 빨라지고 진폭도 커지는 문제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영업이익으로만, 각각 23조 원, 7조 원 가량 벌었는데 올해는 각각 14조 원, 8조 원 정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과거 10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그래프를 준비해봤습니다. 과거 4~5년 주기로 업황이 등락했다면 최근 들어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팬데믹과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반도체 업황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 겁니다.
최 회장의 반도체 경기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는 특히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가별 반도체 전략산업 육성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이 말도 들어보시죠.
[최태원 /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반도체가 각 나라의 전략화가 된 산업이 돼 자기 땅 안에 전부 짓거나 자기가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는 것 때문에 전체 시장이 하나였을 때처럼 수급 밸런스가 잘 맞는 형태가 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을 완공합니다. 대만 TSMC도 역시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고요.
미국의 자국 생산 우선주의에 따라 투자가 집행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투자들이 오히려 반도체 시장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반도체 산업에 복잡한 변수들이 자꾸 발생하는 썩 좋아보이진 않는데요. 그래도 새로 나타난 인공지능(AI)이라는 변수는 SK하이닉스를 기사회생시켰다는 평가입니다.
<기자> SK하이닉스가 HBM 등 D램 사업에서 미리 고성능 제품을 준비한 게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는 평가입니다.
D램 수요 증가로 회사가 살아나면서 S&P가 신용등급 전망을 10개월만에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죠.
실적으로 보면 올해 4분기 흑자전환 할거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AI를 등에 업고 D램 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5세대 HBM3E 공급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HBM 뒤를 이을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시장도 곧 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작합니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긍정적 예상도 있습니다.
다만, 최 회장의 진단처럼 또 어떤 변수가 반도체 산업에 닥칠지 지켜볼 일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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