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의 많은 도시가 규정을 개정해 같은 부지 내에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급부족에 집값이 오르자 주택부지 용적률 제한 규정을 고치거나 토지 용도변경 등을 통해 같은 크기 부지에 더 많은 가구가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텍사스주 오스틴시는 올해 단독주택 1개 필지 내에 집을 최대 3호까지 지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 1개 필지 내에 집을 1~2호만 지어놓은 소유자가 추가로 집을 더 지을 수 있게 됐다.
개정을 주도한 레슬리 풀 시의원은 오스틴의 주택 재고가 급속한 인구 증가와 주택 수요를 따라잡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조치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 댈러스, 보스턴, 노던버지니아, 미니애폴리스,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다른 대도시도 용적률 제한을 상향 조정했거나 개정을 검토 중이다.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 지역의 부동산업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알링턴 카운티의 주택 매매 가격 중간치는 71만2천500 달러(약 9억2천8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상승했다.
알링턴 카운티 이사회는 단독주택 1채 부지에 최대 6호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해 듀플렉스나 트리플렉스, 연립주택 등을 많이 지어 중간 크기 주택 공급을 늘리려 한다.
대도시 보스턴 주변 지역도 환승역 역세권에 다가구 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추진 중이다. 지역 계획위원회 주택 및 지역개발 담당 엔드레아 해리스 롱 매니저는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중요한 첫 단계"라면서 "용도변경이 무산되면 정책은 더 추진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지역 주민이나 단체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한다.
오스틴시의 한 건강 관련 시민단체 카르멘 레인스 국장은 고밀도 개발은 주택 가격과 임차료를 올리기 때문에 기존 주민들이 가격 부담에 쫓겨나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규정 개정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공급 증가 필요성과 주택 가격 상승 가능성 사이에서 정책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라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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