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아비규환이 된 가자지구에 겨울비와 추위까지 닥치면서 가뜩이나 고통스러운 피란민들의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최근 가자지구 기온이 뚝 떨어지고 폭우도 내리면서 피란민들이 머무르는 임시 천막은 거의 무용지물이 됐다.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로 피란을 온 헤바(36)와 에합(45) 아흐마드 부부는 다섯 자녀 중 가장 어린 둘을 품에 안고 천막 구멍으로 불어닥치는 비바람을 몸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이들이 덮은 것은 얇은 담요 한장이 다였다. 헤바는 "비를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 가족 7명이 머무는 천막은 제값보다 비싸게 주고 산 나일론 천과 나무판자 몇 개를 엮어 만든 것이다. 이 천막에 다른 친척 16명도 함께 지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자녀들과 함께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하눈에서 살다 전쟁 초기 피란길에 올랐고 약 3주 전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로 왔다. 처음 집을 떠나올 때만 해도 전쟁이 이렇게 오래 계속될 줄은 몰랐던 터라 꼭 필요한 서류 몇장과 얇은 옷만 겨우 챙겨 나왔다고 한다.
에합은 "중고 시장에서 겨울옷을 건져보려 했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미친 가격에 팔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담요와 매트리스도 구하려 노력했지만 여의찮았다면서 "우리는 얇은 시트 위에서 잠을 자고, 모래를 베개 모양으로 쌓아 머리를 기댄다"고 설명했다.
물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끓여 마실 수도 없다 보니 부부의 막내이자 외동딸 제나(9)는 지난 2주 동안 심한 복통을 앓고 있다.
그는 "비라도 오면 최소한 먹고 씻을 물을 모을 수 있지만 여전히 깨끗하지 못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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