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화제였는데요.
한국의 저출산 그늘을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였습니다.
오늘 통계청이 인구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저출산과 관련한 현황과 정책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를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특히 혼인·출산 주 연령대인 2030 청년층은 경제적인 문제로 10명 중 3명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절반 이상은 결혼해도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민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통계청이 저출산 통계지표 체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개한 '지표누리' 입니다.
직접 접속해보니 출생아 수, 출산율 이외에 다양한 우리나라 저출산 현황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출산 현황을 보면 2000년 64만명이던 신생아 수는 지난해 24만9천명으로 20년 새 40만명이나 줄었고,
가임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도 같은 기간 1.48명에서 역대 최저치인 0.78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는 청년층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낳은 결과였습니다.
13세 이상 미혼 남녀 10명 중 3명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데엔 청년층 절반 이하만이 동의했습니다.
또 다른 지표에선 청년의 결혼과 출산 여부를 결정하는 원인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거나 결혼을 앞둔 세대인 20대 청년층의 가구평균 소득은 지난해 기준 4천여만원. 30대의 절반을 겨우 넘습니다.
20대 고용률은 30대보다 10%포인트나 낮은 60%에 불과했고, 10명 중 4명은 아직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도 미혼 여자 10명 중 2명, 남자는 3명 이상이 '결혼 자금 부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실제 지난해 연소득 대비 수도권 주택가격의 비율은 9.3배. 학생 1인당 한달 사교육비만 41만원에 달합니다.
소득은 적은데 내 집 마련을 꿈도 꾸기 어려운 현실에 양육 부담까지 가중되다보니, 결혼과 자녀 계획은 언감생심이었던 겁니다.
통계청은 출산현황, 결혼 결정요인, 가족정책 등과 관련된 세부 지표를 추가로 논의해 내년 말 최종 지표를 공개한다는 계획입니다.
[김경희 /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 : 저출산의 3대 영역별로 어떤 지표가 저출산 정책에 필요한지를 정리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연구용역을 하면서 지표 후보군 23개만 우선 공개한 것이고요. 나머지는 내년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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