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12년 전 자신의 정치 입문일인 '12월 27일'을 탈당 디데이로 삼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갈비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서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칭 '개혁신당' 명칭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시도당과 중앙당 등록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합류하면서 복귀했지만, 끝내 또 탈당을 결정했다.
이 전 대표는 회견에서 "과거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며 "오늘 내 선택은 내 개인에 대한 처우, 나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전후로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모 인사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 등 직위를 제안받았을 뿐 아니라,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의 출마도 꾸준히 제안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당 출마 인원에 대해선 "약 60∼80명이 출마 가능 자원으로 파악했다"며 "그분들에게 이미 연락이 갔고 개별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도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지 묻는 질문에 "상계동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잠시도 버려본 적 없다"면서도 "신당을 하게 되면 여러 다른 역할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그것에 맞게 거취 선택을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정치세력을 악의 상징, 빌런(악당)으로 만들어 콜로세움에 세우는 '검투사 정치'는 월륜, 즉 보름달과 같아지게 돼 있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월신, 초승달과 같이 차오른다"라며 "눈은 항상 녹는다. 그래서 봄은 항상 온다. 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른다"고 말했다.
또 '한동훈 비대위'에 대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민주적 권력에서 나온다"면서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가 그런 일을 하기엔 상당한 부담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후 총선 전 국민의힘과 재결합이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적어도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겠다. 총선 이후에도 연대 가능성은 약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나"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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