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선전'에 11월 생산·소비 반등…투자는 두달째 마이너스

지난달 산업생산이 반도체의 선전에 힘입어 한달만에 반등했다.

소매 판매도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부진한 모습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 생산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 10월엔 1.8% 줄었지만 광공업(3.3%)에서 생산이 늘면서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등을 이끈 것은 반도체의 선전이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이 12.8% 늘며 두 자릿수 증가 흐름을 회복했다.

웨이퍼 가공 장비와 반도체 조립 장비 등의 생산이 늘면서 기계 장비도 8.0%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증가했다. 지난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은 114.3%로 전월보다 8.9%포인트(p)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저효과와 함께 최근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되면서 고부가 메모리 고용량·고부가가치 메모리 등의 수요가 늘어 수출과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반영돼 광공업생산을 중심으로 생산 부분은 조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도소매(1.0%) 등에선 늘었으나 운수·창고(-1.4%)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금융·보험도 0.7% 줄어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예대 금리차 축소에 따른 이자 수입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도 10월 보다 1.0% 늘었다. 지난 2월 5.2% 증가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연말 세일 행사 등의 영향으로 승용차 등 내구재(2.6%)의 판매가 늘었으나,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4%) 등 판매는 줄었다.

김 심의관은 "소매판매는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여러가지 세일 행사 등이 많아 승용차와 가전제품 판매가 늘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5.7%)와 기계류(-1.5%)에서 모두 줄어 전달보다 2.6% 감소했다.

건설기성 역시 건축(-3.0%)과 토목(-7.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4.1%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0.2포인트)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0.2포인트 올랐다.

김 심의관은 "생산 측면에서는 회복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부문별로 회복 속도가 차이가 있고 지표들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동행종합지수는 이번 달에도 0.1%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11월 산업활동 동향과 관련해 "광공업 생산은 3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18개월만에 최대폭(5.3%)으로 증가하면서 수출 개선흐름과 함께 4분기 제조업 중심 경기회복을 시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소매판매 개선, 소비자심리지수 반등 등 그간 제약됐던 내수 여건이 다소 완화될 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부문 간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어 지표와 체감 경기 간 괴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PF, 가계부채, 공급망 안정 위험 등 잠재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