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지나가던 승용차와 마주친 백두산 호랑이가 두려운 기색도 없이 꼿꼿하게 대치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8일 웨이보와 바이두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왕모 씨가 지린성 옌볜자치주 훈춘에서 직접 겪은 일이라며 올린 백두산 호랑이 관련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왕씨는 "최근 내린 눈이 수북이 쌓인 산길로 차를 운행하던 중 족히 200∼250㎏은 돼 보이는 성체 야생 호랑이와 마주쳤다"며 "이 호랑이는 지나가는 차량을 개의치 않고 유유히 길가를 거닐었다"고 전했다.
이어 "길가에 차를 세웠으나 이 호랑이는 달아나지 않고 정면으로 내 차를 응시했다"며 "대치는 10분가량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하게 대응했고 호랑이가 떠나면서 결국 아무도 해를 입지 않고 상황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그가 올린 동영상에는 눈이 쌓인 길가에서 네 발을 꼿꼿이 세우고 운전자를 바라보는 호랑이 한 마리가 담겼다.
큰 덩치에 줄무늬가 선명한 이 호랑이는 놀라거나 동요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으며 넌지시 차량을 응시하고 있었다.
현지 야생 동물 보호 당국 관계자는 "야생 동물은 차량과 마주치면 황급히 달아나거나 숲속으로 몸을 감춘다"며 "두려워하지 않고 오랜 시간 대치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울창한 숲이 많고 두만강을 비롯해 큰 강과 하천이 많은 훈춘 일대는 야생 백두산 호랑이와 동북 표범 등 야생 동물들의 주요 서식처다.
중국 당국은 훈춘 등 북한과 러시아와 접경인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일대에 각각 60여 마리의 백두산 호랑이와 동북 표범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야생 동물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민가까지 내려와 소 등 가축을 습격하곤 한다.
지난 6월 훈춘에서는 어미와 새끼 등 호랑이 4마리가 산길을 유유히 걷는 모습이 포착됐고, 지난 23일에는 훈춘의 야외 눈밭에서 백두산 호랑이에 물려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체 동북 표범 한 마리가 피를 흘리며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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