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 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이 총 1조5천억달러(약 1천947조7천500억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Billionaires Index) 집계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지난해 1조4천억달러(약 1천817조9천억원)가량 줄었다가 올해 완전히 반등해 작년 감소분을 회복했다.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고금리,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도 부자들의 재산은 기술기업 주식들의 기록적인 강세 덕에 크게 불어날 수 있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기술 분야 억만장자들의 순자산 총액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관련 기업의 주가가 대폭 상승하면서 연간 48%(6천580억달러, 약 854조4천130억원)나 늘었다.
올해 자산을 가장 많이 늘린 사람은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해 자산가치가 1천380억달러(179조1천930억원)가량 하락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내줬다가 올해 되찾았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전날 증시 종가 기준으로 연간 954억달러(약 123조8천769억원)가 늘어 총 2천320억달러(301조2천520억원)가 됐다. 테슬라 주가가 연간 101% 올라 연초 대비 2배 수준이 됐고,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가치가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사업 등의 성공으로 높게 평가된 덕분이다.
명품 수요 둔화로 LVMH 주가가 내려간 탓에 세계 2위 부자로 밀린 아르노 회장(총 자산가치 1천790억달러)과 비교하면 머스크의 순자산이 530억달러(약 68조8천205억원)가량 더 많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올해 순자산 713억달러(약 92조5천831억원)를 추가해 총 1천780억달러(약 231조1천330억원)로, 아르노 LVMH 회장을 바짝 뒤쫓았다.
세계 6위 부자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840억달러(약 109조740억원)를 늘려 순자산 증가액 면에서 머스크의 뒤를 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순자산 302억달러(41조5천520억원)를 불려 총 440억달러(41조 5,520억원)로 세계 부호 28위에 올랐다.
올해 두드러지게 재산을 불린 부호로는 로레알 창업자의 손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70) 등이 꼽혔다. 로레알은 키엘, 랑콤, 메이블린 뉴욕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다.
메이예는 로레알 주가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덕에 자산가치가 40%(286억달러) 상승, 순자산이 1천억달러(약 129조8천500억원)에 도달하며 세계 12위 부자로 등극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자 1천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됐다.
올해 자산을 잃은 부자로는 손정의(66)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 꼽혔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거액을 투자한 공유 오피스업체 위워크의 파산 등 여파로 올해 11억달러(약 1조4천284억원)의 자산을 잃었다. 그가 보유한 순자산은 현재 114억달러(약 14조8천29억원)로, 184위다.
블룸버그는 손 회장이 명성에 타격을 입은 만큼 내년에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는 닷컴 붕괴로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본 뒤 다시 일어나 더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온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46)은 올해 미국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자금세탁 위반 혐의 등에 유죄를 인정한 뒤 거액의 벌금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상화폐 시세가 반등한 덕에 자산은 크게 불어났다.
그의 순자산은 올해 248억달러(약 32조2천28억원) 늘어 총 374억달러(약 48조5천639억원)에 달하면서 35위에 올랐다.
한국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일하게 세계 500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의 순자산가치는 올해 33억8천만달러(약 4조3천889억원) 늘어 99억달러(약 12조 8천552억원)가 됐으며, 세계 부호 순위는 228위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