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출신 여배우 파올라 코르텔레시의 감독 데뷔작 '체 안코라 도마니(C'e Ancora Domani·내일은 아직 있다는 뜻)가 올해 이탈리아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10월 26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달 28일까지 3천225만유로(약 462억원)의 누적 수익을 올려 영화 '바비'(3천212만2천유로)를 제치고 올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위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2천799만유로)다.
'체 안코라 도마니'는 최근 들어서도 높은 예매율을 유지하고 있어 최종 흥행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흥행 수익 기준으로 역대 이탈리아 영화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로베르토 베니니의 걸작 '인생은 아름다워'다.
외국 영화를 포함한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도 이 영화는 역대 흥행 8위를 차지했다. 전체 1위는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다.
'체 안코라 도마니'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에서 공화국이 탄생한 1946년 로마를 배경으로 학대받는 주부의 가정 내 투쟁을 따라가며 가부장제와 여성 권리에 관련된 문제를 다뤘다.
올해 50세인 코르텔레시는 폭력적이고 통제적인 남편 이바노(발레리오 마스탄드레아)의 학대에 시달리면서도 세 자녀와 병상에 누워 있는 시아버지를 돌보는 델리아 역을 맡았다.
흑백 영화에다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극장을 떠났던 관객들을 다시 불러 모으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됐다.
영화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여성 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커졌다. 지난달 22세의 여대생 줄리아 체케틴이 전 남자친구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킨 데에는 이 영화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많다.
카프리 할리우드국제영화제는 지난 28일 코르텔레시 감독을 올해의 유럽 영화감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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