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 주간지가 2024년 새해에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10대 추세를 선정해 소개했다.
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1월 대만 총통 선거부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70여개 중대 선거가 열린다는 데 주목했다. 이 매체는 "전 세계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유권자에게 선거가 열려 지구촌 민주주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고 의미를 부각했다.
올해는 선거가 열리는 국가의 인구가 42억명으로 역대 최초로 세계인구의 절반을 넘어선다.
이코노미스트는 "선거가 많아졌다고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많은 선거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여부는 별도로 주목할 화두로 제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11월 미국 대선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권자와 법원이 심판하는 자리라며 그의 재임 가능성을 30%로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란 의혹에 시달리고 있으며 콜로라도, 메인 등 일부 주는 그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그러나 그는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중 선두를 유지하며 경합주에서 맞상대인 조 바이든(민주당) 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앞선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미국 대선은 기후정책부터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까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불신해 화석연료 사용을 지지하며 자국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년 10월 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도 뜨거운 감자로 지목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2만명이 넘게 사망한 이번 전쟁이 더 큰 중동 전쟁으로 번질지, 평화를 위한 기반이 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미국의 외교력 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국지적 냉전이 가열된 것도 주목받았다.
특히 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의 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아프리카에서는 2019년 수단을 시작으로 말리, 기니, 차드,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가봉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했다.
미국과 중국의 진영구축에 따른 신냉전은 올해도 계속 심화해갈 추세로 주목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며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을 제한하면서 '신냉전'이라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적었다.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필요한 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한 국가들의 행보도 하나의 주제로 선정됐다.
지구촌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이 절실해지면서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위한 리튬, 구리 등 광물이 지정학적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도 올해를 지배할 화두로 꼽혔다.
서방 국가들의 경제는 작년에 예상보다 잘 버텼지만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고금리가 더 오래 더 높게 지속되면 경기침체가 오지 않더라도 기업과 가계가 고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중국이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하락)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는 AI가 실생활에 더 많이 들어오면서 논쟁도 커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관측했다. 기업은 도입을 서두르고 정부는 규제를 서두르고 기술기업은 첨단화를 서두르면서 혼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적의 규제가 무엇인지, 인류 존립에 대한 위협론이 선발주자들의 보호주의인지 논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하지 못한 오남용 사례가 돌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AI가 일자리와 선거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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