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죽이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채팅방에 올린 20대가 감옥에 가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8개월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1월 충북 영동에서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쓰러진 고양이의 모습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0년 충남 태안 자신의 집 인근 마당에서 고양이를 포획 틀로 잡아 학대하고 그해 9월께 토끼의 신체 부위를 훼손해 죽이기도 했다.
그는 '고어전문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동물을 학대하고 죽이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2020년 9월 중순부터 그해 12월 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채팅방에 '활은 쏘면 표적 꽂히는 소리도 나고…뛰어다니는데 쫓아가는 재미도 있다'는 메시지를 올리고, 겁에 질린 고양이를 보며 고함을 치거나 웃기도 했다"면서도 잘못을 시인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징역 3년을 구형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고, 2심은 "생명 경시적 성향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A씨가 영상을 올린 고어전문방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학대하고 죽이는 영상·사진 등을 공유해온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2021년 1월 폐쇄됐다.
이 채팅방 방장도 A씨와 함께 기소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300만원)이 확정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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