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에 휘청거렸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서부 낮 12시)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날보다 5.21% 하락한 4만2천619달러(5천585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새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며 21개월 만에 4만5천 달러까지 돌파했으나, 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10분께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 몇 분 만에 10.87%까지 급락(4만625달러)하며 4만 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한때 12.5%까지 추락하는 등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급락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 기대와 달리 SEC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생했다.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인 마르쿠스 틸렌은 이날 보고서에서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 그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에는 승인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SEC가 1월에 모든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또 "SEC가 승인을 거절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20% 급락해 다시 3만6천 달러∼3만8천 달러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일부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회복력이 제한되면서 시장에는 그동안의 기대와 달리 불안함이 감도는 모양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오늘 시장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ETF 승인을 거의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ETF 승인에 따른 상승 여력은 미미하지만, SEC가 신청을 다시 거부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잠재적 하락 여력은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동안 레버리지로 강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단지 소문만으로도 반대로 레버리지 급락(cascade)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SEC에 제출된 신청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해 10여건에 달한다.
그동안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한인 1월 10일이 가까워지면서 기대감이 치솟았다.
작년 11월 초만 해도 3만4천 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두 달에 걸쳐 상승 곡선을 그리며 4만5천 달러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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