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이 바라보는 올해 우리 경제는 어떤 모습인지, 또 주목할 만한 투자처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경제부 서형교 기자 나와있습니다.
서 기자, 먼저 한국은행나 IMF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은행장들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이번 설문조사는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부산은행,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9개 은행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 은행장들의 답변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게 바로 성장률 관련 내용인데요.
그래프 보면서 자세히 얘기 나누겠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묻는 질문에 9명 중 3명이 1.9% 이하라고 응답했는데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대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란 얘기인데, 말 그대로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겁니다.
올해 1%대 성장률을 예상한 은행장들은 공통적으로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을 지적했습니다.
작년 최악에 치달았던 반도체 경기가 올해는 조금 나아지면서 수출은 개선되지만, 내수 경기는 오히려 올해보다도 부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어제 정부가 올해 성장률로 2.2%를 제시했던 것 같은데, 은행장들은 올해 경제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가 말한대로 어제 정부에서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제시한 성장률 예측치가 2.2%입니다.
아까 그래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은행장 9명 중 8명이 올해 성장률로 2.1% 이하를 예상했거든요.
다시 말해 정부보다 올해 경제 여건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겁니다.
<앵커>
은행장들에게 올해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뭔지도 물어봤죠. 어떤 대답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화면 보면서 얘기 나누겠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9명 은행장이 만장일치로 꼽은 건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문제입니다.
작년부터 가계부채와 부동산 PF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혔는데, 올해엔 그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위기관리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고요.
실제로 많은 행장들도 공통적으로 “가계부채와 부동산 PF는 잠재 위기가 아니라 현실적 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한계기업 연쇄 도산(4명)과 중국·유럽 등 경기 둔화(3명), 지정학적 위험 등을 지적한 행장들도 많았는데요.
결국 이러한 불확실성 요인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금리에 대한 얘기도 살펴보죠.
시장에서는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는데 은행장들의 전망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은행장들도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다만 그 시기를 두고선 시장의 기대와 조금 차이를 보였는데요.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2분기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은행장 9명 중 7명은 ‘3분기’를 인하 시점으로 봤습니다.
또 은행장들에게 올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하단에 대한 전망도 물어봤는데요.
6명은 3%대 초반, 3명은 3%대 후반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혼합형은 3%대 초중반, 변동형은 4%대 중반임을 감안할 때 금리가 내려가긴 하겠지만 인하 폭이 그렇게 크진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이 무척 궁금해 할 부분입니다.
은행장들이 꼽는 올해 유망 투자처로는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기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건 채권입니다.
9명 중 6명이 채권을 꼽았는데요.
아까 설명했던 것처럼 금리 인하 폭이 크진 않아서 사실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높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인하에 접어들면 채권 가격도 추가로 오르지 않겠냐는 게 대부분 행장들의 답변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주식도 유망자산으로 많이 꼽혔는데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공통적으로 AI 등 기술혁신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미국 빅테크를 콕 짚어 추천했습니다.
국내주식을 유망 자산으로 꼽은 행장들의 경우 올해 반도체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봤는데요.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반도체 경기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우려를 언급하면서 거시경제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서형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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