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가장 핫한 분야가 바로 제약·바이오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단위 기술수출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살아나고 있는건데요.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오늘부터 열립니다.
글로벌 빅파마뿐 아니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참가하는데, 대형 기술 수출 등 성과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관련내용 박승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박 기자, 이 행사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어떤 행사길래 이렇게 주목을 끄는건가요?
<기자>
1983년 시작해 올해 42회를 맞은 이 행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 투자회사인 JP모간이 여는 컨퍼런스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1월에 열리기 때문에 한 해 전세계 제약 바이오 산업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 받습니다.
올해도 약 600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8천여 명의 기업, 투자자 등이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미국 암 정복 프로젝트인 '캔서 문샷'을 주도하고 있는 대니엘 카니발 미국 백악관 부보좌관 등이 기조연설과 주요 패널리스트로 나서고요.
존슨앤드존슨(J&J), 바이오젠, 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대거 참가해 올해 주요 사업 목표와 전략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JP모간 외에 맥킨지, BCG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과 투자사들도 대거 참가해 투자 논의도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가 조 단위 기술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행사에서 논의의 물꼬를 텄는데요.
JP모간의 공식 초청 없이도 수많은 기업들이 현장에 가려고 하고, 주식시장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점들이 배경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약·바이오 산업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고 했는데, 올해는 어떤 기술이 화두가 될 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올해는 새로운 치료법, 항암, 비만 등 치료제, 의료AI, M&A 등이 주된 이슈가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새로운 치료법에선 항체·약물 접합체 즉, ADC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ADC는 암세포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독성 항암제(페이로드)를 결합해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제인데요.
유방암, 방광암 등 고형암과 급성 백혈병, 림프종 등 항암 분야에 적용돼 개발되고 있습니다.
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승인을 획득한 유전자가위 치료제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자 편집 시장 규모는 연평균 15.7% 성장해 오는 2032년엔 39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치료제 가운데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항암제와 함께 지난해 미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 치료제, '위고비' 열풍의 비만치료제 역시 주목을 받을 전망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으로 유명한 엔비디아의 참석으로 의료AI가 부각될 것으로 보이고요.
또 지난해 미국 화이자, 머크, 애브비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조 단위 인수합병(M&A)을 계기로, 글로벌 M&A 역시 이번 행사에서 화두가 될 것이란 진단입니다.
<앵커>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이런 화두에 발맞춘 행보를 보일 것 같은데요. 국내 기업은 어디가 참여합니까?
<기자>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직접 발표를 통한 투자 유치에 나서는 기업은 총 6개사입니다
이 가운데 글로벌 산업을 이끄는 빅 플레이어에 배정되는 메인트랙 발표 기업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선정됐습니다.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 카카오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태평양 발표 트랙에서 각각 기업과 개발중인 신약에 대한 설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한미약품과 지아이이노베이션, 동아에스티, GC셀 등은 바이오텍 쇼케이스에 참석하거나 개별적인 파트너 미팅으로 사업 협력과 기술 교류를 모색합니다.
<앵커>
이번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발표 내용이 중요할텐데요. 아무래도 올해 진행하는 사업 전략과 비전이 주가 되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국내 바이오 대장주이자 8년 연속 메인트랙 발표에 나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트렌드인 ADC에 맞춰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존 림 대표가 직접 발표를 맡을 예정인데요.
올해 가동을 목표로 하는 ADC 생산시설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내년 4월 가동 예정인 5공장의 중장기 비전 등 초격차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에 대한 소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마무리한 셀트리온은 미국 신약 허가를 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필두로 한 통합 셀트리온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정진 회장의 장남으로 최근 통합 셀트리온의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에 선임된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서 회장과 함께 발표자로 나서며, 글로벌 투자 행사에 공식 데뷔전을 치루게 됩니다.
이 두 기업 외에 아시아태평양 발표 트랙에 참가하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유한양행은 폐암신약 '렉라자'를 중심으로 발표를,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연구원 원장 : 성과를 기반으로 다른 파이프라인도 소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게 분명히 미 FDA 허가에 대한 경험들, 글로벌 마케팅에 대한 경험들이 복합적으로 축적된 기업이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를 통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글로벌 협력 관계를 이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 과연 이번 행사에서 대규모 기술수출, 소위 빅딜을 체결할 수 있는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일텐데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기업이 있을까요?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이 이 자리를 통해 '신기술 쇼핑'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출이나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은 큰 편입니다.
또 올해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 산업인 제약·바이오로 투자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우호적인 요인입니다.
업계에선 품목허가를 받은 신약을 보유한 기업보단 아직 임상 단계에 있는 기업들의 기술 수출 기회가 더 클 것으로 분석하는데요.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선 상업화 이전에 가능성이 높은 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이런 측면에서 '위고비' 열풍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엿본 비만치료제를 개발중인 기업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3상을 앞두고 있고, 동아에스트는 자회사를 통해 미 FDA에 글로벌 1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이 독자 개발중인 비만치료제가 이번 행사에서 실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다만 실제 계약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요.
세계 최대 규모고, 영향력이 큰 행사이긴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기술수출의 경우 이 행사를 시작으로 논의가 시작되고, 실제 계약까지 간다면 통상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공개가 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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