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중·고령자의 절반 정도는 노후에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제9차(2022년도) 중·고령자의 비재무적 노후생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50세 이상 중ㆍ고령자 6천200여명을 대상으로 노후 시기 타인의 도움이 긴급히 필요한 3가지 상황을 가정해 각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7.3%였고,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평균 2.01명이었다.
또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는 응답자의 87.8%였고, 이야기 상대는 평균 2.51명으로 나왔다.
하지만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중·고령자는 49.4%에 불과했고, 돈을 빌려줄 사람은 평균 1.76명이었다.
이런 3가지 상황(집안일 부탁하기, 돈 빌리기, 대화하기)에서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응답자는 48.8%였다.
2가지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중·고령자는 34.0%, 1가지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응답자는 10.2%였다.
그러나 7.0%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세부 특성별로 살펴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배우자가 없는 경우,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 단독가구인 경우, 소득분위가 낮은 경우'에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가장 도움이 된 사람 중 1순위를 조사한 결과, '배우자'(66.5%)가 가장 많았고 '자녀'(26.0%), '형제자매'(2.3%), '친구'(2.0%),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1.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겪은 배우자와의 갈등 실태를 보면 '경제적 문제'(10.1%)와 '음주·흡연·늦은 귀가 등 생활 습관 차이'(7.9%)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갈등의 정도는 최대 5점을 기준으로 2.52∼2.68점이어서 3점에 미치지 못했다.
'자녀의 결혼문제', '부모 부양 문제', '부부간 가사 분담 문제', '배우자의 여가생활이나 사회활동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갈등을 경험한 비율은 0.9∼2.5%로 낮았다.
자녀와의 갈등 양상을 살펴보면, 동거 자녀와는 '자녀의 진로, 이성 교제, 결혼 문제(8.6%)'로 가장 많은 갈등을 겪었지만, 비동거 자녀와는 '자녀가 경제적 도움을 요구해서 생긴 갈등(1.7%)'이 가장 주된 갈등 사유였다.
여가 활동 1순위를 기준으로 중·고령자가 가장 많이 하는 여가 활동은 'TV 시청'(주중 77.1%, 주말 73.0%)이었다. 주로 집에서 거의 매일 3∼4시간가량 TV 시청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 활동 참여에 방해되는 가장 주된 요인은 '경제적 부담'(25.2%)이었고, 다음으로 '시간 부족'(17.9%), '여가 정보 및 프로그램 부족'(17.8%), '체력·건강이 좋지 않아서'(13.2%), '여가시설 부족'(12.2%) 등의 순이었다.
중·고령자 중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경우는 49.5%였으며,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36.6%를 차지했다. 평소에 운동하는 중·고령자는 한 달 평균 5.25회, 회당 평균 1.04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었다.
중·고령자 중 평소 흡연자는 전체의 8.9%, 평소 음주자는 27.7%로 파악됐다.
자신의 현재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45점이었다. '만족(약간 만족 +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48.8%, '보통'이라는 응답이 46.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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