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또 적발…"중복매도 사후 확인"

신재근 기자

입력 2024-01-14 12:00  

홍콩계 2개 IB 540억 규모 무차입 공매도 확인
금감원 "신속한 제재절차 착수...글로벌IB 조사 진행"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이 국내 주식시장서 540억 원 규모 무차입 공매도를 하다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14일 글로벌 IB 2개 사(A사, B사)가 5개 종목에 대해 약 540억 원 상당의 공매도 규제 위반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BNP파리바와 HSBC가 카카오 등에 560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를 하다 적발된 이후 전수 조사 과정에서 이번에 또 법 위반 행위가 확인된 것이다.

A사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2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이 회사는 차입 내역이 중복 입력돼 과다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한 바 있으며, 외부에 담보로 제공돼 처분이 제한되는 주식임에도 별도 반환 절차 없이 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매매 거래 다음 날(T+1)에 결제 수량 부족이 발생하였고 사후 차입을 통해 결제를 완료하는 등 공매도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B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개 종목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 회사는 다수의 내부 부서를 운영하면서 필요시 부서 상호간 대차와 매매 등을 통해 주식잔고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대여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함에 따라 소유 주식을 중복 계산하여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 내 a부서가 b부서에게 대여한 주식을 c부서에 재차 매도하여 소유 주식이 중복 계산되었고, 결과적으로 b와 c 부서가 같은 날 동일 수량을 매도하여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는 것이 금감원 판단이다.

B사는 또 직원이 잔고관리시스템에 수기로 대차 내역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차입 수량을 잘못 입력하고, 주식의 차입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확정되었다고 오인하여 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A사와 B사의 공매도 규제 위반 행위에 대해 신속히 제재 절차를 착수하고, 그 외 글로벌 IB에 대해 조속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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