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위기설 입단속…한국 교민들까지 처벌

입력 2024-01-13 13:39   수정 2024-01-13 18:54

주중대사관 "민감한 의견 유포 자제"…교민 주의 당부

중국 안보당국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경제위기설 확산을 단속하고 나서자 주중 한국대사관이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13일 외교가에 따르면 주중대사관은 최근 매일 오후 메신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로 발송하는 '중국 영사뉴스' 상단에 "중국 국가안전부는 중국의 경제 쇠퇴, 외자 배척, 민영기업 탄압 등을 주장하거나 유포 시 단호히 단속·처벌할 방침임을 공표했다"는 안내를 띄우고 있다.

주중대사관은 "현지 진출·기업·재외국민께서는 중국 경제·외교안보 관련 민감한 의견의 온라인 유포를 자제하길 바란다"며 현지 당국과의 문제로 인해 영사 조력이 필요한 경우 교민이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도 공유했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기 회복에 힘을 기울여왔으나 내수 부진과 부동산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중국 위기설이 제기되자 중국 당국은 민감하게 반응해왔고, 작년 11월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경제 선전과 여론 지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 광명론(光明論)'을 노래 불러야 한다"는 방침이 2024년 정책 방향에 정식으로 포함됐다.

재정·통화정책 등 전통적 정책 수단에 초점이 맞춰지는 관례에 비춰볼 때 여론전이 국가 정책 수준으로 공식화되 것은 이례적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의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한 달 뒤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경제의 회복 둔화 등 부정적 상황을 언급하는 일이 중국 체제를 흔들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외부 세력의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라고 규정하고 "경제 안보 영역에서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범죄를 단호히 타격·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 SNS에 경제와 관련한 부정적 발언을 올렸다가 삭제당한 사례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매체들은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금융 분야 웨이보 이용자들이 웨이보 측으로부터 '경제 관련 게시물을 적게 게시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중국의 금융 전문가 류지펑의 SNS가 막혔다고 보도했다. 류지펑은 지난달 1일 중국 자본시장의 병폐를 비판하며 투자를 만류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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