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피란통에도 작은 결혼식이 열렸다.
13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전날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버려진 학교 작은 교실에서 모하메드 지브릴씨의 딸 아프난(17)과 신랑 무스타파 샴라크(26)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가족과 친구들은 신랑·신부를 둘러싸고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빨간색 자수가 박힌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관을 쓴 아프난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랑·신부가 춤을 추는 동안 하객들은 하얀 무스를 뿌리며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양가 부모들은 애초에는 전쟁이 끝난 뒤 결혼식을 하기를 바랐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이 없을 것으로 보고 결국엔 이들의 결혼을 승낙했다.
하지만 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결혼을 준비하는 일은 그야말로 난관의 연속이었다.
매일 이스라엘의 폭격이 이뤄지는 가운데, 신랑의 삼촌 아이만 샴라크씨는 "신랑이 살 예정이던 집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지브릴씨도 "통상처럼 결혼 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통 예식 또한 할 수가 없다"며 "비싸고 찾기 어려웠지만 옷은 겨우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가자지구의 전황은 계속 악화하는 상황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2만3천843명으로,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피란민은 190만 명으로 가자지구 인구의 80%에 달한다고 유엔은 추산했다.
신랑·신부의 가족 역시 이스라엘의 북부 공습을 피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다.
아이만 샴라크는 "우리는 모두 같은 비극을 겪어내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계속 살아야 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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