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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2024 대만 선거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1-15 08:01   수정 2024-01-15 08:01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 40여개 나라에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는 ‘슈퍼 선거의 해’죠. 한국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 그 스타트를 끊은 대만의 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라고도 불리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오늘 월렛에서는 어떤 이유에서 대만 선거가 중요했던 건지, 그리고 그 영향과 외신들 반응까지 종합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대만은 늘 중국과의 관계가 뜨거운 이슈가 되는데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경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만은 1912년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으로 건국됐습니다. 1926년에는 장제스의 국민당 북벌로 중국 대륙이 통일됐는데요. 이후 1949년까지 중국 대륙을 통치하다가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이 벌인 내전,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배합니다. 이후 국민당은 타이완섬으로 옮겨 가서 중화민국 정부를 이전함에 따라 현재의 대만이 있게 됐습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이 나오죠. 이 같은 역사적 배경 속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도 중국이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은 대만 정당은 총 3개. 민주 진보당, 중국 국민당, 그리고 대만 민중당입니다. 민주 진보당, 줄여서 민진당은 현재 8년째 총통을 연임하고 있는 차이잉원이 속한 여당입니다. 대만은 주권을 가진 나라이며, 독립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지향합니다.
    현재 제일 큰 야당, 국민당은 친중 정당입니다. 따라서 중국 역시 이 국민당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당에 속한 허우유이 후보는 “중국의 압박 등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대만의 안보를 강조하면서,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중당은 커원저 전 타이페이 시장이 만든 당입니다. 대만을 지키려면 제3의 길이 필요하다면서 중도 입장을 취하는 정당입니다.

    현지시각 13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득표율 40%로 당선됐습니다. 허우유이 후보는 득표율 33.4%로 2위에 머물렀고요. 커원저 후보는 26.4%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직전인 2020년 선거 때는 차이잉원 현 총통이 57%의 득표율을 획득했고, 약 264만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이번 선거에서는 라이칭더와 허우유이 간 접전이 예상됐던 만큼 1·2위의 표 차이는 약 92만표로 100만 표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총통 선거와 함께 진행된 입법위원 선거, 우리로 치면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전체 113석 중 52석을 확보해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됐고요. 반면 민진당은 51석으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정책 추진과 국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선거가 마무리된 날 밤 논평을 내고, “중국은 대만의 선거 결과를 직시하고 압박을 중단하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중국 역시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는데요.
    중국 국무원 대변인은 라이칭더 당선이 확정된 지 두 시간 만에 논평을 통해 “대만의 선거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날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입장은 그동안 미국이 유지해 온 외교적 입장인데요. 미국은 대만이 독립하도록 부추기지 않는다는 취지로, 중국이 대만의 독립을 막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억지하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신들은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를 둘러싼 미중 긴장 고조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주목했습니다. CNN은 “중국의 위협에도 대만 민진당이 역사적인 3연속 대선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고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가장 꺼려온 후보가 대만 총통 선거에 당선됐다”면서,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중국이 어떤 조치를 얼마나 빨리 취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군사 훈련 강화부터 경제 조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압박이 예상된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있죠.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반도체의 90% 이상을 TSMC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M7기업들과 TSMC 사이의 상관관계는 66%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과 대만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한 겁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향한 무력 침공을 감행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된다면, TSMC가 대만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고, 결국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자연히 사업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이 전쟁 없이 대만 봉쇄에 나선다면 세계 경제 GDP가 5%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TSMC 같은 파운드리 강국, 타이완의 정세가 악화하면, 그 반사이익을 우리나라가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관측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만약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 동제 같은 카드를 꺼내 든다면, 우리나라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대만 선거를 시작으로 3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선, 6월에는 EU의회 선거, 그리고 11월에 미국 대선까지. 선거 레이스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과연 글로벌 선거 슈퍼볼이 세계 정세의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조윤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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