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예측, 많은 물량 확보 위해 최상단 가격 적어
"유통물량·의무보유확약비율·성장성 확인 후 투자해야"
작년 연말 기관 투자자들의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으로 한 달 동안 쉬었던 공모주 시장이 다시 열렸습니다. 4개의 기업이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요.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며 상단을 초과한 금액에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야기하셨듯이 우진엔텍, HB인베스트먼트, 포스뱅크, 현대힘스 등 이번 주 목요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4개의 기업들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 최상단을 초과한 금액에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작년 연말 따따블(공모가 대비 네 배 상승) 상장사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새해부터 공모주 시장에 훈풍이 부는 건데요.
가장 먼저 상장을 하는 기업은 우진엔텍으로, 공모가를 5,300원에 확정했는데요. 우진엔텍은 원자력 발전 계측제어설비 전문기업으로, 원전 건설 후 시운전부터 발전소의 경상정비, 계획예방정비 등 원자력 발전의 모든 사이클에 참여합니다.
같은 기간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 기업인 HB인베스트먼트도 일반 청약이 진행되는데요. 공모가 3,400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3억 원 수준으로, HB인베스트먼트는 투자자금 전액을 기존 결성 투자조합 및 결성 예정 투자조합에 대한 위탁운용사(GP) 출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오늘(17일)부터 내일까지는 현대힘스와 포스뱅크의 공모 청약이 진행되는데요. 현대힘스는 선박블럭, 배관 및 조선기자재 등의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고, 마지막으로 포스뱅크는 흔히 쓰는 키오스크를 개발, 제조하는 전문기업으로,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따따블 시장이 열리면서 기관 수요예측만 하면 공모가 상단 초과가 일어나는데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PF 문제가 터지고,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공모주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실제 작년 공모주 투자의 수익이 높아, 기관투자자들이 연초 자산 배분을 공모주 쪽에 설정한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는데요.
더불어 한국거래소가 기관 수요예측 기관을 2일에서 5일로 확대한 점도 수요예측 무더기 흥행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 마지막날에 주문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기관 수요예측날 첫날 주문한 기관에게 가점을 주는 '초일 가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에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요예측 첫날 상단을 초과한 금액을 써내면 가점도 받고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첫날 최상단 금액에 주문이 몰리고 자연스럽게 뒤에 참가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물량을 받기 위해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 밖에 없어, 공모가 상단 초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다만, 수요예측 일정에도 주관사들이 IR(기업설명)을 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기관투자자이 가점을 받기 위해선 IR을 하지 못한 채 투자에 참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수요예측이 일부 공모주의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덧붙이는데요. 투자자들은 '공모가 상단 초과'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주 내에서도 유망한 업종을 위주로 선별해야 합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이 선별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나요?
< 기자>
일단 공모주의 상장 첫날 승패를 좌우하는 건 상장 당일의 유통물량이었습니다.
현재 상장 대기 중인 4개의 기업 중 유통물량이 가장 적은 기업은 우진엔텍으로, 상장 당일 유통물량이 17.78%입니다. 통상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이 10%대면 품절주라고 평가 받는데요.
작년 따따블 1호 기업인 케이엔에스의 유통물량도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따따블 기대감이 높습니다. 우진엔텍 외에 유통물량이 낮은 기업은 현대힘스, 포스뱅크, HB인베스트먼트 순입니다.
이후에는 전방산업의 성장성을 봐야하는데요. 현대힘스는 선박 건조에 필요한 블록을 제조해 HD현대중공업 등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인데요. 점차 조선업이 좋아지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입니다. 최근 HD현대그룹의 조선계열사들은 대규모 수주를 발표를 이어가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니다.
또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은 배정받은 공모주를 일정 기간 팔지 않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입니다. 현재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진엔텍이고요, 가장 낮은 건 포스뱅크였습니다.
의무보유 확약 비중이 작다는 것은 상장 후 기관의 물량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종 배정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제시한 기관에 더 많은 물량을 배정할 경우 최종적인 확약 비율은 바뀔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실적,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살펴본 후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