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파키스탄이 충돌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18일(현지시간) 이란의 시스탄-발루치스주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전투기로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16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 있는 이란의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미사일로 때린 데 대한 보복이다.
파키스탄과 이란이 공격한 지역은 양국이 그간 안보위협으로 간주한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은신한 곳들이었다.
양국 국경은 900㎞에 달하는데 이 지역에는 두 국가로부터 분리 독립을 원하는 발루치족이 나뉘어 살고 있다. 이들 분리주의자는 지난 20여년간 독립을 외치며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자신들이 거주해온 땅에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지만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주된 불만으로 전해진다.
이번 이란의 공격 대상이었던 '자이시 알아들'도 이 지역 분리주의 단체 중 하나로, 주로 이란 정부 인사와 시아파 민간인들을 공격해왔으며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파키스탄 양쪽에서 활동한다.
양국은 상대국에 숨어있는 분리주의 세력에 대응하는 데 협력해온 까닭에 이번 충돌의 경위를 두고 의문이 많다.
특히 이란의 선제적 돌출행위를 두고는 갖은 설이 나온다.
미국 CNN방송은 이번 공격은 양국이 상대국에 먼저 알리지 않고 국경을 넘어 공격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파키스탄을 공격하기 전날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강행했는데,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령관은 "이란이 역내 지도자로서 역할을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이란과 파키스탄 모두 국내 정치적 압력을 해소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이란은 가자지구 전쟁 여파에 따른 자국 지휘관들의 피살, 자국 내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 역내 대리세력에 대한 미국의 공격 등으로 내부 강경론자들의 불만이 축적되고 있었다. 파키스탄은 군부가 정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내달 총선을 앞두고 있다가 자국 영토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국제사회는 이미 레바논,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지로 번져나간 가자지구 전쟁이 더 확산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다만 확전 가능성은 일단 제한적이라고 본다. 양국은 서로 상대 영토를 공격했지만 표적이 상대 국민이 아니라 테러리스트였다고 별도로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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