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낙폭이 큰 지수를 꼽으라면 단연 ‘홍콩 H지수’입니다.
오늘은 장중 5천 선마저 무너지면서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데요. 증권가 전문가들은 4월에나 H지수가 바닥권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도 당분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홍콩 H지수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빠졌는데, 이는 올해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하락률 1위 기록에 해당됩니다.
지수가 빠지는 건 중국 경기 부진이 1차 원인으로 꼽힙니다. 경기에 민감한 IT와 금융, 부동산 업종 비중이 70%에 이르다보니 지수 하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의 ‘헤지 물량 청산’도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통 증권사들은 지수가 손실 구간을 뜻하는 ‘낙인 베리어’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수 선물을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H지수가 손실 구간에 진입하자 매수해 둔 선물을 팔아치우면서 다시 현물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 것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H지수 반등 시점을 헤지 물량 청산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4월 이후로 보고 있습니다.
월별 기준 3월과 4월 H지수 ELS의 만기 규모가 올해 전체 만기 규모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이 때를 바닥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강구현 /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 5월 이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ELS 잔액이 월평균 1조 원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ELS가 홍콩 H지수 선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는 3월과 4월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고…]
이후에는 워낙 많이 빠지다보니 가격 메리트가 발생하면서 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현재 H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으로 최근 10년 평균(9.3배)에 못 미칠 정도로 하락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하반기 만기를 맞이하는 H지수 연계 ELS 투자자 입장에선 중도 해지보다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을, 개별주식 투자자의 경우 IT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증권 업계 관계자: (H지수가) 5,000 미만에서는 조금씩 사 모으시는 전략이 좋은 게 중국의 경기가 여기서 극적으로 개선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홍콩 증시 같은 경우는 15% 내외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합니다.]
H지수 하락으로 관련 ELS 손실액이 역대급으로 불어나는 가운데 4월 이후 지수반등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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