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장근로 여부를 '하루 8시간'이 아닌 '주당 40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주 52시간제 위반 여부를 '일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따지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겁니다.
앞으로 바쁠 때 더 일하고 덜 바쁠 때 쉴 수 있어 교대근무가 많은 제조업 등에서 근로시간의 유연성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까지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연장근로 시간은 하루 단위로 계산했습니다.
하루마다 법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넘으면 모두 연장 근로로 간주하고, 이 연장근로가 한 주에 12시간이 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달 초 대법원은 하루에 8시간이 아닌, 주 40시간을 넘긴 것만 연장근로로 보고, 하루에 몇 시간을 일하든 주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대법원 판단에 따라 고용노동부도 연장근로 기준에 대한 행정해석을 바꾸고 현재 조사 또는 감독 중인 사건에 곧바로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4일간 4시간씩 야간근로를 한 경우, 기존엔 하루 8시간을 넘는 연장근로가 1주에 총 16시간이어서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론 1주 총 근로시간 48시간 중 40시간을 뺀 4시간만 연장근로여서 주 12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위반이 아닙니다.
[이지영 / 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정책과장 :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장 노사,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들었으며 법의 최종 판단과 해석 권한을 갖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행정해석을 변경하게 됐습니다.]
경영계는 연장근로 계산법이 바뀜에 따라 교대제 근무가 많은 제조업이나 IT, 운수창고업 등에서 탄력적인 근로시간 운용이 가능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연속으로 야근과 밤샘을 해도 법정 근로시간만 지킨다면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이 갑자기 몰리는 생산 공장에선, 특정 요일에 더 일하고 다른 요일에 쉴 수 있게 돼 납품기일을 맞출 수 없어 주문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명로 /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 일감이 특정시기 몰리는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근로시간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장근로의 해석을 두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혼란도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노동계에서 장시간 근로나 근로자 건강권 문제 등에 대해 우려하는 만큼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바뀐 행정해석으로 노동개혁의 핵심인 근로시간 유연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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