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이 자신의 사진을 합성한 딥페이크를 제작·유포하는 등 교권 침해를 당했다며 교권보호위원회를 요청했다. 그러자 오히려 학생 학부모들이 자녀 명의로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인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자신의 얼굴이 여성 신체에 합성된 사진을 학생들이 공유하며 조롱하는 것을 알게됐다.
A씨는 "같은 반 제자 7명과 다른 반 학생 2명 등 총 9명이 합성사진을 제작하거나 2인 이상이 있는 온라인 채팅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사진을 유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일로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요청했지만 교육적으로 지도해야겠다는 마음에 교보위를 취소했다.
A씨는 "해당 학생이 사과 편지를 쓰며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합성사진 제작·유포를 한 제자 일부가 상당 기간 저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고 조롱한 것이 또 확인돼 교보위를 다시 요청했다"며 "이 과정에서 학부모 3명이 자녀(제자) 명의로 저를 고소했다"고 말했다.
A씨는 "1년간 최선을 다해 가르쳤는데 돌아오는 것은 고소"라며 "손가락 욕설과 조롱을 알게 된 후 교실 자체가 공포의 공간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A씨가 수업 시간에 짜증을 내는 등 아동을 학대했다는 혐의의 고소장이 지난 17일 접수됐다고 전했다. 김해중부서 여성청소년과는 "현재 수사 중이라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A씨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감은 "오는 25일 교보위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초등교사노동조합은 "교보위를 단호히 요청한 교사에게 돌아온 것은 정서적 아동학대 피소"라며 "교육당국은 A교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