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기업 양대 산맥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신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두 기업은 또 한 번 실적 경신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근거있는 자신감인지 산업부 배창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배 기자, 두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얼마나 좋았습니까?
<기자>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약 9조 원, 영업이익 약 1조 2,000억 원으로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0%, 영업익은 70% 가까이 늘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약 4조 원, 영업이익 약 3,500억 원을 낸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10%, 영업익은 1,500% 넘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전기차 열풍으로 타이어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천연고무와 같은 원자재 가격은 떨어진 덕분이었습니다.
두 기업은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 역시 52주 신고가를 찍는 등 안밖에서 기대감이 큽니다.
<앵커>
그런데 차가 팔려야 타이어가 팔리지 않습니까?
올해는 지난해보다 차가 덜 팔릴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두 회사가 또 한 번의 최대 실적을 자신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간 반도체 공급난으로 쌓였던 대기 물량이 해소되고 고금리로 인해 구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동차 기업들과 달리 타이어 기업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 두 가지로 나뉘는데,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충분한 만큼 교체용 타이어를 더 팔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신차용과 교체용 타이어의 판매 비중은 3대 7 수준으로 교체용이 신차용의 두 배 이상인데,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교체용은 신차용보다 수익 2배, 전기차용의 경우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전 세계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에 들어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차 교체용 타이어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뛸 예정입니다.
<앵커>
먼저 국내 1위 타이어사 한국타이어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여기에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 여전한데,
이와 별개로 올해 실적 전망은 밝은가 봅니다?
<기자>
대신증권은 한국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비 20% 가까이 늘어난 1조 4,000억 원으로 예측했습니다.
조현범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기차용 타이어 등 미래형 타이어를 연구 개발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른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지난해말 경영권 분쟁 당시 불거진 선행매매와 시세조종에 대한 금융당국 조사 등은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1위인 한국타이어는 그렇다 쳐도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 업체에 매각됐을 당시 걱정이 컸는데요.
새 주인을 맞은 뒤 10여 년이 지났는데,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기자>
금호타이어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워크아웃을 거쳐 2018년 중국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에 매각됐습니다.
이후 빚더미에서 탈출하지 못했는데 2021년 정일택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정일택 대표는 30년 넘게 금호타이어에서 타이어 한 우물만 판 '기술 전문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취임 2년차인 2022년 영업이익 약 230억 원으로 흑자 전환, 2023년 영업이익 약 3,500억 원으로 수익성 지표를 확실히 개선했습니다.
디올투자증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2024년 영업이익은 약 4,100억 원으로 전년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사내에서는 10여 년 만에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분위기가 좋다"며 "올해 실적 목표치는 지난해 실적을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됐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금호타이어의 총 차입금은 2023년 3분기 기준 2조 4,500억 원으로 여전히 많습니다.
부채비율은 2022년 약 280%에서 2023년 3분기 260%로 소폭 낮아졌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또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럽 공장을 신설해야 합니다.
금호타이어 판매량의 4분의 1이 유럽에서 나오지만 국내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현지에 공장이 없습니다.
회사 측은 유럽 공장 신설에 대한 투자를 후순위로 미룬 탓에 내고 있는 물류비와 유통비가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광주(전남) 공장 이전이 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 대다수 제품이 생산되는 광주 공장은 50년이 넘어 이전이 시급하지만 지자체 등과의 이견으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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