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에 핵심 지표로 여겨지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이 지난달 시장 예상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둔화하고 있지만 전월과 비슷한 변동폭을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약해지고 있따.
현지시간 2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개인소비지출은 지난달 전월대비 0.2%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와 동일한 변화를 기록했다. 연간 변동폭 역시 2023년 12월과 비교해 1년 만에 2.6% 상승해 시장 예상과 동일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등 연준 위원들이 눈여겨보는 근원 인플레이션도 예상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식품과 에너지 변동을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대비 0.2% 올라 11월의 0.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1년 전대비 근원 PCE 상승률은 2.9%를 기록해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최근 5개월간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는 지난해 8월 3.7% → 9월 3.6% → 10월 3.4% → 11월 3.2% → 12월 2.9%로 꾸준히 하락해 2021년 3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강한 경제성장의 동력이었던 개인 소비는 여전히 강력한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인의 소비 지출은 11월에 비해 0.7% 증가해 시장 전망치 0.5%를 웃돌았고, 임금 상승으로 인한 소득은 예상치와 같이 0.3% 증가했다. 다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지출 규모가 늘면서 저축률은 11월 4.1%에서 지난달 3.7%도 더 하락했다.
지출 세부 항목에서 식품 가격이 전월 대비 0.1%, 에너지 상품과 서비스도 0.3% 올랐지만 지출 단위가 큰 자동차와 가전 등 내구재는 0.4% 줄었다.
이번 발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 추세에 있음을 나타낸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통화정책 위원들은 연간 인플레이션율 목표치 2%를 수 차례 강조해왔다.
개인소비지출 지표 공개 이후 미 선물 시장은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고, 국채 수익률도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현지시간 오전 9시 29분 현재 3.1bp 오른 4.345%, 10년물은 0.7bp 상승한 4.139%를 기록 중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헌터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근원 소비지출이 7개월 연속 연준의 목표치에 부합하고 있다"며 "이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탄력적인 가운데 연준이 곧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지난 17일 "월별 기복이 심하지만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EY 파르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 역시 "금리인하 논의는 본질적으로 인플레이션 지표의 긍정적인 변화에 달려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하는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로 동결할 확률은 97.4%로 4개월 연속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당초 3월 인하 가능성을 기대했던 시장 심리는 5월로 재차 밀렸다. 오는 3월 25bp 인하 예상은 46.2%, 동결 전망은 52.6%로 높아졌고, 5월 25bp 인하 예상 51.2%, 동결 11.2%로 집계됐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30일부터 이틀에 걸쳐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준은 올해 말까지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한 2.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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