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마현 당국이 현립공원인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의 철거를 하루 앞둔 28일 이를 지키려는 시민단체와 극우단체가 충돌했다.
28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명이 현장에 모여 헌화하고, 추도비 철거에 반대했다.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의 이시다 마사토 씨는 이날 행사에서 "강제 연행 사실을 남기려고 하는 생각이 담긴 중요한 비"라고 설치 경위를 설명하면서 참석자들에게 호소하는 뜻을 밝혔다.
현장 주변에는 극우단체 소속으로 보이는 10여명이 나타나 추도객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 추도비는 현지 주민들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고 반성하기 위해 2004년 현립 공원 안에 설치했다.
비석 앞면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적혔고,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글이 새겨졌다.
비석을 건립하는데 노력한 시민단체는 이 비 앞에서 매년 추도제를 개최했으나 2012년 행사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는 점을 극우단체들이 문제 삼으면서 철거 요구를 제기해왔다.
군마현 당국은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고 시민단체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2022년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군마현은 최근 시민단체에 29일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고 통보했다.
작업은 2월 11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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