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반도체 가격 회복 등 영향으로 석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132.85(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3.3% 높아졌다. 지난해 10월(2.3%)과 11월(7.2%)에 이어 3개월째 상승세다.
품목별로는 제1차금속제품(-7.7%), 화학제품(-2.9%) 등이 하락했으나, 컴퓨터·전자·광학기기(9.9%), 운송장비(10.4%), 농림수산품(10.2%) 등이 크게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의 경우 수출물량은 지난해 5월부터, 수출금액은 11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도 1년 전보다 6.2% 올라 9월(1.0%) 이후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16.4%), 운송장비(7.1%), 농림수산품(23.4%)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각 11.7%, 7.1% 낮아졌다. 각 10개월, 6개월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별 품목별로 살펴보면 광산품(-16.3%), 화학제품(-14.4%), 전기장비(-15.5%), 기계·장비(-13.4%) 등의 수입금액이 많이 줄었다.
수입물량의 경우 전기장비(-12.1%), 기계·장비(-11.7%)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2.4% 올라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수입 가격(-5.0%)이 수출 가격(-2.7%)보다 더 내렸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2%)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2.4%)가 모두 오르면서 1년 전보다 8.7%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출금액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각각 125.35, 148.81로 2022년과 비교해 8.3%, 12.5%씩 하락했다.
지난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0.6% 오른 123.51,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3.8% 하락한 124.83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22년(84.98)보다 0.2% 상승한 85.14를 기록했다. 수입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지난 2020년(3.8%)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대비 0.8% 상승한 105.16을 나타냈다.
유 팀장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 이유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과 물량이 조금씩 증가했고,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천연가스, 원유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자동차, 운송장비도 좋아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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