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반년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지난해 추석부터 오른 농산물 값이 아직도 떨어지지 않아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라갈 과일을 사야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합니다.
김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사과, 금귤, 금딸기.
무섭게 치솟는 과일 값에, 과일 앞에 붙은 ‘금(金)’자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서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우지원 / 서울 서초구 : 자취생들한테는 되게 가혹한 물가여서. 겨울철에 먹는 귤도 비쌌고, 한라봉이나 겨울철 과일들이 비쌌고, 특히 딸기 같은 것도 사먹기 힘들게 된 것 같아서.]
[권수완/ 서울 서대문구 : 옛날보다 10만원은 더 오른 것 같은…. 옷값, 밥값 합쳐서 생활비가. 밥도 1만원 하던 게 1만 5천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과일 값이 폭등한 이유는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사과와 배, 감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신선식품지수도 1년 전보다 14.4% 상승했고, 자주 장을 보는 품목으로 이뤄진 생활물가지수도 3.4% 올랐습니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억제 효과로 물가상승률이 축소됐지만, 중동지역 불안 등 물가를 자극할 변수들이 산재해 있어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상목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1월 소비자물가는 2.8%를 기록했고,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습니다. 다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불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도 빠른 시일 내에 물가가 2%대로 안정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승석 /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지금 물가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한 원인들은 상당 부분이 대외적인 요인들이에요.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는 힘든 부분들이고. 대내적으로는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서 물가가 낮아질 수 있도록. 국제 원자재에 대한 수입산 다변화, 이런 근본적 대책들이 좀 마련돼야 될 것 같아요.]
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는 우선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100억원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낼 뿐이라 시민들의 물가 걱정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촬영 : 김성오
영상편집 : 김민영
CG : 홍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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