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차전지 매도…8년 만에 수출 전년 比 감소세
삼성은 매수 LG는 매도…LG그룹주 실적 부진 영향
외국인이 지난 금요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 가까이 폭풍 쇼핑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최민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외인의 쇼핑리스트에 어떤 종목들이 담겨있나요?
<기자>
네, 한 달간 외국인은 현대차, 기아, KB금융, 삼성물산 등을 순매수했는데요. 모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 24일 금융 당국이 저PBR주를 집중 관리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며 매수세가 대거 쏠린 겁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일주일간 주가 20% 넘게 뛰었는데요. 급등 배경에는 배당모멘텀과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꼽힙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배당 기준일은 각각 2월 29일, 3월 20일로 2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8,400원, 5,600원의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더불어, 기아는 5천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3월 14일 이후 자사주를 소각하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나간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외에도 외국인의 바구니에는 하나금융지주(7위), 삼성생명(13위), 신한지주(14위) 등 저PBR로 분류되는 금융주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만큼 일부 과열 부담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이번 주 금요일부터 다음 주 월요일까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데, 장기간 국내 증시가 쉬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익 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앵커>
반면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종목도 있다고요?
<기자>
네, 외국인의 매도가 컸던 종목들은 모두 작년 연말과 비교해 부진한 주가 성적을 내고 있는데요. 매도세가 집중되었던 삼성SDI와 LG화학은 연초 대비 주가가 각각 16%, 7% 넘게 빠졌습니다.
이외에도 포스코DX, POS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등이 2차전지 기업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모두 이름을 올렸습니다. 2차전지 업황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인데요.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2차전지 수출액은 98억 3천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6% 감소했는데요. 연간 2차전지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입니다.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꺾인 가운데 중국산을 중심으로 2차전지 수입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부분도 국내 2차전지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앵커>
외국인 순매수 종목과 순매도 종목을 보니, 외국인이 삼성 그룹주는 매수하고 있지만 LG그룹주는 매도하고 있네요. 이 부분도 짚어주시죠.
<기자>
한 달간,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 중 LG그룹주 4개 종목이 포함됐습니다. 네 개의 종목을 합쳐 5,400억 원 팔아치운 건데요.
이 중, 가장 매도세가 큰 종목은 LG화학(3,047억 원 매도)입니다. 석유화학 시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작년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겁니다.
증권가에서도 LG화학의 목표가를 일제히 내리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목표가는 메리츠증권으로 49만 원으로 투자의견은 중립을 냈는데요, 2일 종가와 비교해 6%만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LG전자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3조 1천억 원, 3,131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데 더해 연중 최저 분기 영업이익과 최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증권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수요 위축에 따른 TV, 가전 등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인한 전장 사업의 실적 정상화 지연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하며 "LG전자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LG생활건강도 경쟁사 대비 여전히 중국 비중이 높다는 점과 성장을 견인할 주력 브랜드가 부재한 점 등이 향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외국인의 순매수·순매도 종목에 대해 증권부 최민정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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