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엄포를 놓자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의료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 등 집행부는 총사퇴하고,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 등을 통해 집단행동의 계획을 세우고 향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우선 7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집단행동 시기는 설 연휴 이후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당장 연휴 기간에 파업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이 끝나면 바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와 마주 앉은 의료현안협의체에서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려 한다"며 곧바로 퇴장했다.
의협의 집단행동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집단 휴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20년 사례를 보면 의협보다는 대학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의 움직임이 단체행동의 파급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대전협은 수련병원 140여곳, 전공의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8.2%가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체 전공의는 1만5천여명 정도다.
대전협은 오는 12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의대 증원 등 의료현안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날 보정심 후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한 브리핑에서도 의료계의 불법 단체행동에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료인들이 환자 곁을 지켜주시길 바란다"면서도 "만에 하나 불법적인 행동이 있다면 저희는 법에 부여된 의무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의협이 총파업을 언급한 데 대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줄 우려가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보건의료 위기 단계를 '경계'로 상향했다. 복지부 내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응하는 한편 국민들의 의료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비상진료대책상황실'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의협 집행부에 의료법 제59조에 근거해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를 명했다.
명령 위반 시 의료법에 따른 면허정지 처분을 받거나,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은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 선고 시 최대 10년까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조 장관은 "국민 생명과 건강에 위해를 주는 집단행동과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동을 즉시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