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경영권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HMM매각 이후 경영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팬오션·JKL컨소시엄은 매각 측이 이번 HMM 지분 매각으로 영구채만 보유하게 되므로 경영에 관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각 측은 HMM 매각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일정 부분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제한 제외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팬오션·JKL컨소시엄은 '5년간 주식 보유 조건'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인 JKL파트너스만이라도 제외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앞서 매각 측은 국내 유일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투기자본에 잠식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수 지분 매각을 5년간 제한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았다.
재무적투자자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펀드를 조성·투자를 단행하고 이후 펀드 운용기간이 끝나면 다시 기관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을 돌려줘야 하는 만큼, HMM딜의 경우에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지분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JKL파트너스가 5년간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면 자금을 조달하고 펀드를 운용하는 데 있어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HMM은 당분간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재매각 시점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HMM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선사인 머스크와 5위 하파그로이드는 내년 2월부터 제미니협력이라는 새로운 해운 동맹을 창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HMM이 소속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는 하파그로이드가 제외되며 아시아권 선사만 남았다.
동맹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운임이 조정되고 과거 출혈 경쟁시대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HMM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동원그룹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