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트렌드를 한 마디로 '절약 소비'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절대 소비액이 줄고, 소비자들은 꼭 필요한 소모품에도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대신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소비의 기준으로 떠올랐습니다. 시민들은 가성비를 따져 더욱 더 저렴한 것, 이른바 '초초저가' 제품만을 찾고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남는 시민들의 소비 형태를 김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렴한 주방용품과 생활용품 중심이던 다이소 매장.
이제는 매장 한 층이 의류와 화장품으로만 가득 찼습니다.
가격대가 비교적 높은 뷰티와 패션 카테고리에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입니다.
[김윤서 /서울 서대문구: 저 오늘 다이소 제품으로 화장했어요. 가격대에 비해 질이 엄청 좋아서…]
[최은채 /경기 안성시: 몇 개 사서 쓴 것도 있는데 괜찮기도 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가장 비싼 제품도 최대 5천원인 균일가 정책으로 소비자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화장품과 패션 매출은 각각 85%, 160% 늘었습니다.
기존 SPA브랜드 대비 1/3 가격을 내세운 이랜드의 초저가 패션 브랜드도 인기입니다.
청바지, 맨투맨 티셔츠 등 무채색의 베이직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올해 1월 한 달에만 3만장이 팔렸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이랜드는 현재 13개인 매장을 연내 2배 넘게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양희 / 이랜드리테일 담당: 저희가 국내외 대량으로 생산하는 원단 공장을 직접 찾아 나서서… 기획·생산까지 직접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매장을 10평 규모로 작게 운영하고 있고, 인테리어나 마케팅비용도 최소화하고…]
오픈마켓을 통해 할인 혜택이 있는 E쿠폰을 찾아 구매하기도 합니다.
실제 올해 1월 한달간 G마켓에서 팔린 E쿠폰은 전년보다 76% 늘었습니다.
품목 별로 살펴보면, 특히 영화 관람권이나 카페, 편의점 금액권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쿠폰을 찾아서 구매해 다운 받고, 유효기간 내 사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 시대, 시민들의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소매판매는 2022년에 0.3%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엔 1.4% 줄어 2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소모되는 상품인 '비내구재' 소비는 외환 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는데, 특히 음식료품과 의약품이 크게 줄었습니다.
아끼고 또 아끼는 것만이 이런 고물가 시대를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됐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김성오, 영상편집: 이가인, CG: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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