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보건·복지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이 2천명 늘어나면서 N수생은 물론 직장인까지 의대 진학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교육비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11일 교육부·통계청의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2022년 '보건 및 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월 52만9천원으로 집계됐다.
보건 및 복지 계열에는 의학, 간호학, 약학, 한의학, 보육, 복지, 상담학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의약학 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사교육비를 상당 부분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 및 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는 11개 희망 계열 가운데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61만4천원), '예술 및 인문학'(55만6천원), '사회과학, 언론 및 정보학'(53만9천원)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증가세 자체로는 1, 2순위를 다툰다.
보건 및 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전년 46만9천원에서 12.8%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경영, 행정 및 법'(16.5%)에 이어 두 번째로 가파르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8년과 견주면 보건 및 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월 32만3천원에서 63.8%(20만6천원) 증가했다. 전체 11개 희망 계열 중 증가율이 가장 높다.
보건 및 복지 계열 희망 고등학생의 사교육비가 커진 것은 최근 '의대 쏠림'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의 한 학원에서 의대 증원과 관련한 입시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고3이 치를 2025학년도 대입부터 정부가 현재 3천58명인 의대 정원을 5천58명으로 2천명 늘리기로 하면서 의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학원가에는 의대 입시를 문의하는 대학생은 물론 상위권 대학 졸업생, 직장인의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사교육비 통계에 잡히는 의대 진학 희망생의 사교육비는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 의대 도전 수험생들은 N수생 등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교육부·통계청에서 만드는 사교육비 통계는 초·중·고교 학생만 대상으로 한다. N수생 사교육비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의대 증원으로 사교육비는 단기적으로 폭증할 수밖에 없지만, 국가 통계에는 100%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의사 공급이 늘어나 기대소득이 낮아지면 의대 쏠림은 줄어들 수 있겠으나, 이와 함께 다른 이공계 노동조건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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