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 이용이 많은 초등학생일수록 자신의 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코로나19 전후 초등학생의 미디어 이용과 신체 자아상 간의 관계'(교신저자 정익중) 논문에 따르면 한국아동패널조사 12년차(2019년 실시)와 13년차(2020년 실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 이용이 많은 초등학생은 낮은 '신체 자아상'을 갖고 있었다.
신체 자아상은 자신의 신체와 외모에 대한 지각, 평가, 태도 등을 뜻한다.
연구진은 한국아동패널조사의 '나는 내 외모에 만족한다', '나는 내 키에 만족한다' 등 5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점수화했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긍정적인 신체 자아상을 갖고 있다고 봤다.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인 12~13세 아동으로, 12차 조사 1천412명, 13차 조사 1천397명이다.
연구진은 미디어 이용 행태에 따라 학습과 정보 검색을 주로 하는 '정보추구형',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이용하는 '오락추구형',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주로 이용하는 '관계추구형' 등 3가지로 분류했다.
이 중 정보추구형 미디어 이용과 오락추구형 미디어 이용 정도와 신체 자아상의 점수 사이 상관관계는 없었지만, 관계추구형 미디어 이용과 신체 자아상 사이에는 '부'(마이너스)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즉 소셜미디어 이용을 많이 할수록 키나 외모 등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성별과 대상 시기를 나눠서 살펴볼 때 이런 부의 상관관계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에는 여아에게서만, 유행 후인 2020년에는 남아에게서만 확인됐다.
코로나19 유행 후 남학생의 신체 활동이 줄어든 반면 소셜미디어 이용이 늘었고, 사회 전반적으로 남성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논문은 "관계추구형 미디어(SNS)에서는 사진에 포스팅, 공유,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소셜 그루밍' 활동이 활발하고, 이상적인 신체에 대한 동경이나 외모 비교를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춘기에는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경험하며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고, 인터넷 등 미디어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며 청소년기 부정적인 신체 자아상은 우울, 불안, 섭식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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