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사모펀드 투자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고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2023년 사모펀드의 투자자 배당률은 펀드 순자산가치의 11.2%로 금융위기 당시이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25년간의 투자자 배당률 중간값 25%보다도 훨씬 낮다.
고금리와 시장 불안정, 경제의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사모펀드가 기업인수 후 매각이나 상장(IPO) 등을 거쳐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모펀드 투자수익이 바닥을 치자 연금이나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한때 사모펀드에 몰리던 큰손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사모 펀드 글로벌 책임자인 수나이나 신하 할데아는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새 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거나 기존 펀드에 재투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예전의 투자금 계산 방식이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서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기간도 5∼6년이 걸려, 업계 표준인 4년보다 길어졌다.
새 펀드 조성도 어려워지면서 신규 펀드 조성에 필요한 기간이 평균 21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의 18개월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작년에 모금된 신규 펀드 수도 29% 감소했다.
할데아 책임자는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안 좋다"며 올해 주요 인수합병이나 상장 등도 없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은 2025년에나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낮은 투자수익률에도 작년 펀드 모금액은 많았다. 대형 펀드들의 활발한 모금에 힘입어 지난해 사모펀드들이 조달한 총자본은 2022년보다 51% 증가한 5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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