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들 위주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건설주는 아직도 한겨울입니다.
그런데 이 겨울, 생각보다 오래 갈 것 같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이달 들어 코스피 건설업종 주가는 0.4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코스피 업종별 상승률 가운데 최하위인데다, PBR이 1배 미만인 다른 업종들보다도 부진합니다.
정부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비롯한 상장사들의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는 등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저PBR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렸지만, 건설사만 피해간 겁니다.
역대급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책 효과를 누리지 못한 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최대 30% 이상 쪼그라들었습니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일으킨 GS건설은 아예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원가율이 90%대로 치솟고 미분양 주택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는데, 착공까지 줄어 매출에도 타격이 가게 생겼습니다.
여태까지는 집을 팔아도 남는 게 없었다면 이제는 집도 안 팔리고, 그나마 팔 집도 없을 거란 뜻입니다.
[임재만 /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 분양을 해서 수익을 내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데, 지금은 건설사가 만든 물건을 못 팔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쉽게 말하면 재고가 쌓이는 건데 그 재고를 털지 않는 이상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죠.]
갈수록 실적 전망이 어둡자 주주가치 제고는 남일이 됐습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10년만의 배당금 잔치까지 점쳐졌던 삼성엔지니어링 조차 막상 현금이 줄자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미뤘습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건설주 바닥은 멀었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이가인, CG: 서조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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