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시가총액 조단위 기업인 에이피알의 IPO가 있는 '공모주 슈퍼 위크'입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이 공모주 네 곳(에이피알, 케이웨더, 코셈, 이에이트)의 일반청약이 겹치는 날인데요. 이렇게 청약일정이 겹치는 날 공모주 투자 많이 하시는 분들은 보통 두 가지 전략을 쓴다고 합니다.
하나는 청약일정이 겹칠 때 상장일 매도를 생각하고 비례배정을 최대한 경쟁률이 낮은 쪽으로 집중하는 방법, 그러니까 인기가 있는 곳 대신 일반청약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비례배정 청약 증거금을 몰아서 투자하는 방법을 쓴다고 하고요. 이 방법은 공모주가 상장 당일에 급등하는 추세가 이어질 때 가능한 전략인데, 이번 주에 청약하는 공모주 모두 수요예측 희망 밴드를 넘어선 가격에 주가가 형성되어서 이번에도 이 전략이 들어맞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오늘 청약 분위기를 보아야겠지만, 현재까지는 투자 열기가 에이피알이 가장 높고, 기관투자자들의 경쟁률이 높았던 케이웨더와 코셈 사이에서 이에이트에 대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비례배정은 청약 증거금을 얼마나 많이 넣느냐가 중요한데, 자금이 많지 않으신 분들은 오히려 균등배정을 노리는 투자 전략도 있습니다. 균등배정은 증거금을 많이 냈든 적게 냈든 청약을 신청한 사람에게 일정한 비율로 공모주를 나눠주는 방식이죠. 요새는 이것도 경쟁률이 높아서 균등배정을 해도 몇 %의 확률로 1주를 받는, 이런식으로 진행이 되지만요. 어쨌든 균등배정으로 조금씩, 소위 말하는 소고기값 정도를 벌고 싶을 때는 계좌 수가 중요합니다. 가족과 함께 투자를 하는 방법을 쓰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고 최근에 설날 새뱃돈 받은 어린 자녀들 계좌 개설해서 공모주 청약을 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이렇게 계좌 수를 늘려 투자하는 것도 공모주 투자에는 소소하게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혹시 설 이후에 공모주 투자에 처음 관심갖는 분들은 공모주 청약하려면 공모 주간사의 증권사 계좌를 열어야 한다는 사실 먼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이 때는 증권사 계좌개설 20일 제한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계좌 악용 방지 차원에서 최근 20영업일 내 계좌 개설 이력이 있을 경우 신규 입출금 계좌 개설 제한하는 제도인데요.
증권사 가운데 20일 계좌개설 제한 없는 증권사가 있기는 하지만요. 예를 들어 이번에 에이피알 청약할 때 필요한 하나나 신한증권 계좌 만들 때에는 이 제한이 걸립니다. 이럴 때에는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케이뱅크 계좌가 있을 때에는 우회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앱에 들어가셔서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이라는 메뉴를 이용하시면 이 20일 제한을 피하실 수 있으니 이 부분도 참고하시면 공모주 투자에는 도움이 되실 겁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공모주 투자를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상장 당일 매도하는, 소위 말하는 ‘돈 놓고 돈 먹기’식 투자접근법이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셔야겠습니다. 공모주 투자가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인식은 일반 투자자 뿐 아니라 기관들도 함께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관 경쟁률이 높은 대신 의무보유확약비율이 확연히 낮은 최근 공모주 청약통계를 보면 그렇습니다.
의무보유확약이라는 건 기관투자가들이 상장한 뒤 일정 기간 동안은 공모주를 시장에 팔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래서 보통 기관 경쟁률은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의무보유확약비율은 종목의 장기 주가 신뢰를 반영합니다. 오늘 일반청약 둘째 날인 케이웨더는 기관경쟁률이 1362:1로 오늘 청약하는 네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기관 의무보유확약비율은 수량 대비 3.93%에 불과합니다. 같은 날 청약하는 이에이트는 의무보유확약비율이 2.35% 수준입니다. 기관들도 최근 공모주들을 단타 종목으로 본다는 방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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