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고법 행정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15일 김정규 회장 등이 전국 87개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서대전·북대전·동수원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처분 취소 소송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1심과 동일하게 타이어뱅크 대리점의 근로관계 위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회장 측은 '위탁 판매점 점주는 근로자가 아닌 독립된 사업자'라며 부가가치세 부과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타이어뱅크의 각 판매점과 대리점은 원고 회사와 사주인 김정규 사이의 근로관계 위장 업체로 인정되며, 쟁점 대상과 주식은 김정규의 명의신탁 재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4월 열린 김 회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이번 행정소송 2심 결과를 보고 기일을 잡기로 했다. 이에 형사재판이 10개월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일부 타이어뱅크 판매점을 점주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 현금 매출을 누락하고 거래 내용을 축소 신고하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종합소득세 80억원가량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2017년 10월 기소됐다.
2019년 2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백개의 대리점을 통해 실제 사업을 영위했음에도 다수의 사람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종합소득세를 포탈했다"며 "다수의 직원 등과 함께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의 채권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삿돈을 횡령했다"며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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