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넘는 충당금에 발목 잡혀
농협금융지주가 지난해 2조 2,34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조원이 넘는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지난해보다 늘어난 비이자이익에도 전년도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16일 농협금융은 2023년 순이익이 2조 2,343억원으로 전년 대비 0.2%(34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농업과 농촌 지원을 위해 매년 지출하는 농업지원사업비(4,927억원)을 차감하기 이전의 순이익은 2조 5,774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8조 5,4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1조118억원) 감소했다. 다만 농협금융 측은 산하 보험사들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효과를 고려하면 실질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7.8%(7,481억원)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비아지이익은 1조 6,8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6.3%(10,282억원) 급증했다.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1조 4,4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5.6%(10,289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아쉬운 실적의 배경에는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급증한 충당금이 있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2조 1,018억원에 달하는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대비 1조 3,19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농협금융 내 가장 비중이 큰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지난해 1조 7,8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1조7,18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충당금 적립이 전년대비 1조137억원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방해했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 산하의 금융지주회사로,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전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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