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는 등 의료계 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외신이 한국의 의대 열풍 현상을 보도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상위권 학생들은 반도체보다 의대에 투자한다'는 제하 기사에서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리려는 정부의 계획으로 더 많은 상위권 학생이 반도체 엔지니어가 되는 확실한 진로보다는 의사가 되기 위한 시험 준비 과정에 등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의대 지원자 중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에 취업이 보장되는 최상위권 공대 입학을 거절하고 의사의 더 높은 직업 안정성과 급여에 끌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대기업 계약학과 등록 포기 현상도 다뤘다.
서울대 홈페이지 등을 인용해 올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시 합격자 중 26%가 미등록했지만, 서울대 의대 합격자 중에서는 등록하지 않은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고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학생들이 졸업 후 삶을 생각해 자연스레 의대를 선호하고 있으며 정부의 반도체 산업육성정책도 그런 현상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짚었다.
또한 한국의 의대정원이 2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2021년 기준 한국의 개원 의사의 연평균 총소득이 일반 근로자의 6.8 배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다 퇴직연령도 없다고 전했다.
외신은 이날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사표 제출과 보건복지부의 진료유지명령 등 정부와 의사들의 대립을 보도했다.
AFP통신은 "한국은 선진국 중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적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정부는 부분적으로는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의사 수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사들은 이 계획에 대해 서비스 공급의 질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의사들이 자신들의 급여와 사회적 지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큰 병원 중 한 곳인 연세 세브란스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로 수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며 수도권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