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향수하면 샤넬 No. 5 떠올리시는 분 많으실텐데요. 최근엔 이런 대중적인 향수 대신 '조딥바(조말론, 딥디크, 바이레도)'로 대표되는 브랜드들이 더욱 인기입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립스틱 대신 니치 향수가 '스몰 럭셔리'의 대명사로 떠올랐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이 즐비하던 공간에 향수 브랜드들이 잇따라 입점했습니다.
매장 이곳저곳을 들리며 받은 시향지로 한 손이 꽉 찬 손님도 있습니다.
[이채원 / 서울 동작구: 저도 코로나 끝나면서 좀 더 많이 구매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향수를 뿌리면 저의 가치가 같이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향수가 빼먹을 수 없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 된 겁니다.
향수 중에서도 명품 브랜드 제품보단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니치 향수'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니치 향수는 소수의 취향을 파고든 향수로. 오랜 전통을 가진 유럽, 미국 브랜드에서 숙련된 조향사들이 만들어 희소성을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희소성이 높은 만큼 병당 3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하지만, 고물가 시대의 '스몰 럭셔리' 열풍을 타고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 75ml 제품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향수를 1회 뿌리는데 372원 정도가 드는 셈입니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사치를 부릴 수 있어,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가심비가 높다는 겁니다.
[최서영 / 서울 서대문구: 향수를 뿌리면 느껴지는 가심비라고 해야 되나요? 그게 크다보니까… 날 위해서 이정도는 선물해줄 수 있다 이런 느낌? 향수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탓에 의류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패션업계는 향수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작년부터 최근까지 들여온 향수 브랜드만 6개에 달하는데, 지난해 향수 부문 전체 매출도 42%나 늘었습니다.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주요 향수 구입처인 백화점 업체들도 향수 매장을 지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향수의 특성상, 향기를 맡아보고 '착향'까지 체험해보기 위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공간을 찾기 때문입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향수 매출은 지난 2021년 최초로 1천억 원을 돌파하고, 계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향수 면세 한도가 상향 조정되며, 면세품으로 향수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향수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향수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전과 비교해 지난해 73% 커졌고, 오는 2025년엔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김정은, CG: 서조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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