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KDI가 '낸 만큼 받는' 신(新)국민연금 제도를 제안했습니다.
2054년에는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미래 세대의 무거운 부담을 덜어주려면 납부한 보험료와 이를 바탕으로 굴린 수익만큼의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재의 국민연금 구조를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단 지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6일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 공청회>
[임영태 /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사회정책본부장 : 인구구조 등 사회변화와 상대적으로 낮은 현 보혐료율을 고려하면 소득대체율 인상은 근본적인 개혁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류재강 /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조정하는 것이 연금개혁의 첫 단추가 돼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앞으로 30년 후 고갈 위기를 맞는 국민연금.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민연금 개혁방안은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대체율을 조정하거나 보험료율을 올리는 땜질처방만으론 결국 기금 고갈을 피할 수 없고, 미래세대에게 더 큰 부담만 지울 수 있단 지적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국민연금의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신(新) 연금제도'를 제안했습니다.
[이강구 /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 : 구조개혁 없이 보험료율을 20%로 올린다, 라고 하면 국민연금 재정은 유지시킬 수 있지만, 여기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따라서 모수개혁과 함께 세대 간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개혁 방안도 같이 논의돼야 된다….]
우선 구조개혁 시점을 기준으로, 구(舊) 연금과 신 연금, 두가지 트랙으로 나누는 것이 기본.
급여 수준이 미리 정해지는 기존 국민연금 제도는 남겨두되, 미래세대가 내는 돈은 '신연금계정'에 담아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에 수급액이 결정되는 확정기여(DC)형 제도로 운영하자는 겁니다.
쉽게 말해, 1990년생들의 연금 급여는 이들이 납부한 보험료와 이를 바탕으로 굴린 수익만큼이 지급되는, 즉 '낸 만큼 돌려 받는' 구조인 셈입니다.
다만 이러한 개혁안이 실현되려면 구연금 세대의 보험료를 보장해주기 위해 정부 재정에서 약 609조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세수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는 증세 또는 국채 발행 없이는 재원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운용수익만큼 추가로 돌려받는 구조라면 자산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 기금 수익률에 따라 기존의 보험료만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국민연금의 DC형 전환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종합계획안'에 언급된 재정방식 개선안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분석.
국책연구기관의 이번 제언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개혁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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