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감 중 사망한 지 불과 사흘만 만에 교정당국 간부가 승진한 사실이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법률정보 웹사이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자로 러시아 연방교정국(FSIN) 제1부국장 발레리 보야리네프를 승진시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보야리네프는 이번 인사로 러시아 내무부 대령급으로 진급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그가 나발니 사망과 관련된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보야리네프가 교도소에서 나발니를 괴롭혔다는 것이다.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의 이반 즈다노프 대표는 그의 승진에 대해 텔레그램에 "이것은 고문에 대한 푸틴의 공개 보상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dpa 통신은 지난해 7월 법원 심리 과정에서 나발니가 제6 교도소에 수감된 당시 그의 명령 때문에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는 데 제약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교도소에선 구내매점에서 배급품으로는 부족한 물품과 음식을 살 수 있는데 보야리네프가 나발니의 구매 금액을 제한하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나발니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 떨어진 제6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시베리아 최북단에 있는 제3 교도소로 이감됐다. 극한의 추위 등 혹독한 환경 때문에 '북극의 늑대'로 불리는 이 교도소에서 나발니는 지난 16일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져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나발니 지지자들은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그 배후로 푸틴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상적인 승진일 뿐"이라며 나발니의 죽음과 이번 승진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지난 19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연설 영상에서 남편이 푸틴 대통령에게 살해당한 것이라면서 "당국은 남편의 몸에서 '노비촉' 흔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근거 없다"며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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