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미래기술 11억달러 투자
'그린 모빌리티 혁신' 참여 의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수소 등 친환경 모빌리티와 미래기술 등에 11억달러(1조4,616억원)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그린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를 상대로 정 회장이 직접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정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과 면담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는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본부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중남미 생산거점이기도 하다.
브라질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90억헤알(약 5조1000억원) 규모의 감세 및 보조금 혜택을 부여하는 '그린 모빌리티 혁신(MOVER)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연구하고 발전, 적용시키기 위한 브라질 정부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며 “수소 및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현지 파트너사들이 수소 등 친환경 분야, 미래기술 등에 2032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전기차, 수소차를 아우르는 빠른 전동화 전략을 추진중이며 수소 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수단이자 전동화를 보완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도 브라질 정부의 세제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수소분야와 기술 등에 투자할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업"이라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를 브라질 시장에 투입하고,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EV5도 출시해 브라질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연료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 예정이다.
또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를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브라질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정 회장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 AAM(Advanced Air Mobility)과 소형모듈원전 SMR(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AM이 브라질 교통환경에도 적합한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확신하며, SMR 분야에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룰라 대통령 면담에 이어 카를로스 길베르토 칼리로티 주니어 상파울루대학 총장을 포함한 대학 관계자들을 만나 친환경 분야 인재육성 및 산학협력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불평등을 해소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자 한다"면서 "다양한 친환경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상파울루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라질의 청정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934년 설립된 상파울루대학은 개교 이래 1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브라질 사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16년 온실가스 혁신센터를 설립해 2세대 에탄올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비롯해 온실 가스 감축, 바이오 에너지 활용, 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망라하는 다양한 친환경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23일(현지시간)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Tarcisio de Freitas)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면담한 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중남미 사업 현황과 중장기 친환경 모빌리티 전략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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