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을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었다.
글로벌 흐름을 감안해 국내에서도 발행과 상장, 거래를 모두 허용해야 한다는 야당과 국내 자본시장 발전 저해를 우려하는 여당의 입장차가 뚜렷한 가운데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총선 공약 중 하나로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제도적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찍으며, 가상자산 연계 상품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것이 글로벌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해 비과세 혜택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 자산 증식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여권은 신중론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조만간 민주당과 비슷한 내용의 총선 공약을 발표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는 배치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에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를 허용하면 국내 증시에 있는 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납득할 수 있는 문제 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나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허용하면 판 돈이 커져서 거래소가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내부적으로 사실상 불허 방침을 세웠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고려해 총선을 앞둔 시점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 승인에 대해 "현재로서는 방향성을 정해놓지 않고,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달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하자, 당국은 이튿날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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