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선별 수주' 보는 엇갈린 시선 [이슈N전략]

신재근 기자

입력 2024-02-26 09:19   수정 2024-02-26 09:29

    <앵커>
    한화오션이 3년 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수주 소식을 발표했죠.

    올해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매출과 수주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섞인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 기자, 한화오션이 올해 매출과 수주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를 두고 투자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죠?

    <기자>
    수주 목표와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은 표면적인 이유는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를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다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만큼 업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에 대해 다올투자증권은 영업이익까지 공정 공시하는 경쟁사의 자신감과 비교된다며 투자 판단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서 경쟁사는 삼성중공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먼저 선박 발주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요. 선가는 오르고 있는 반면 운임은 떨어지면서 선주들 입장에서 새로운 배를 발주하기 부담스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선박 발주량은 4,149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고요. 특히 한국 수주량은 40%나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1년 전 28조 원에서 지난해 말 24조5천억 원으로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특히 한화오션 수주잔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LNG 운반선 수주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박무현 트레보트리서치 대표는 "LNG선 운임이 5만 달러 아래로 내려와서 선주들 발주가 소극적"이라며 "올 연말까지 선박 발주량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를 하는 한화오션의 경영 방침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요?

    <기자>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수익성이 높은 선박, 프로젝트 위주로 주문을 받고 있는데요.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 내부적으로 건조 마진이 15%가 안 나오면 주문을 받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오션이 기대를 걸고 있는 카타르에너지와의 LNG 운반선 수주 계약이 순연되고 있는 점도 이 때문으로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측은 다음 달까지 계약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인데, 시장 안팎에선 계약 가격을 두고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실제 트레보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LNG선을 척당 2억3천만 달러, 우리돈 3천억 원에 수주했는데 시장가격(2.65억 달러)보다 10% 이상 낮습니다.

    <앵커>
    선별 수주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반론도 있다고요?

    <기자>
    한화오션의 건조 슬롯(공간)이 경쟁사보다 여유 있기 때문인데요.

    남은 건조 공간을 아무 선박으로 채우는 것이 아닌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 주문받아 채울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이는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을 때를 가정한 겁니다.

    LNG선과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3년 만에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습니다. 척당 가격은 1,700억 원 수준으로 16년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925척의 VLCC 중 가장 많은 185척을 건조할 정도로 VLCC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해양 사업 부문의 분발도 요구되고 있다고요?

    <기자>
    해양 부문에서 신규 수주가 나와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있는데요. 내년이면 이전에 수주한 3개의 해양 프로젝트 공사가 마무리되기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 중 해양 부문 신규 수주가 확인돼야 외형 성장이 가능하고,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현재 주가 수준은 단기 매매에 적합한 구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그동안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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