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16일 러시아 시베리아 감옥에서 급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7)는 생전 인터뷰에서 서방을 성토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나발니가 4년 전인 2020년 2월에 한 인터뷰를 입수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나발니는 인터뷰에서 영국 등 서방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부패 문제)을 방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발니는 "서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일부 의례적인 춤만 있을 뿐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 런던에 사는 "부패한 관리들"이 푸틴 대통령을 돕고 있다며 푸틴 정권이 '더러운 돈'을 은닉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왜 부패한 관리들이 여전히 런던에 살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부패한 관리들이 엄청난 수의 '훌륭한' 런던 변호사들을 먹여 살리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나발니는 "10년 후 다시 인터뷰하게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부패한 자금 세탁을 이겨낼 수 있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유럽 국가"라며 "여기(러시아) 사는 모든 사람은 유럽처럼 살고 싶어한다"며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인터뷰는 매슈 손이 감독한 미방영 다큐멘터리 시리즈 '애프터 더 폴'(After The Fall)의 일부로 촬영됐다. 스카이 뉴스는 "나발니가 건강한 상태에서 한 마지막 인터뷰 중 하나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이 인터뷰 한 뒤 여섯 달이 지난 2020년 8월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의문의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독일에서 치료받고 죽을 고비를 넘은 나발니는 2021년 1월 귀국길에 올랐지만 러시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당국에 체포됐으며 교도소에 갇힌 지 3년 만에 숨졌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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